화장 94%인데 묘지는 서울 절반…안동 종가는 이렇게 합동 제사 지낸다

- •국토교통부 2025년 지적통계에 따르면 지목이 '묘지'인 토지는 283.3㎢로 서울시 면적의 46.8%에 달한다.
- •한국국학진흥원은 추석을 앞두고 퇴계 이황의 기록과 안동 종가의 묘소 관리 사례를 소개했다.
- •안동김씨 보백당종가와 진성이씨 퇴계종가, 주촌종가 등은 재실이나 추모제단에서 여러 조상의 묘제를 함께 지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2024년 화장률은 94.0%에 이른다. 사망자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화장을 선택하는 시대지만, 국토교통부의 2025년 지적통계에 따르면 지목이 '묘지'로 분류된 토지는 283.3㎢에 달한다. 서울시 전체 면적의 46.8%로, 지목상 공원(341.6㎢)이나 학교용지(317.0㎢)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규모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추석을 앞두고 성묘와 묘제를 둘러싼 고민을 소장 기록자료와 오늘날 안동 종가의 사례를 통해 짚었다. 퇴계 이황은 제자 김부륜이 여러 묘소를 오가며 제사 지내기 힘들다며 재실에서 지방을 써서 함께 제사 지내도 되는지 묻자 "무방하다"고 답했고, 정결한 곳에 제단을 마련해 함께 제사 지내는 방안에는 "더욱 좋다"고 했다. 묘제를 반드시 묘소에서 지내야 하는지를 둘러싼 고민이 500여 년 전에도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퇴계선생언행록』).
오늘날 안동 종가에서도 묘제를 지내는 공간을 달리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안동김씨 보백당종가는 20여 년 전부터 재실에서 여러 조상을 함께 모셔 묘제를 지내고 있고, 진성이씨 퇴계종가도 종택 제청에서 위패를 모시고 합동으로 묘제를 지낸다. 퇴계의 조부인 노송정종가 역시 10여 년 전부터 종택 제청에서 묘제를 올리고 있다.
진성이씨 주촌종가는 2016년 종택 뒤편에 추모제단을 마련해 현재 50여 위를 함께 모시고 있다. 종손 이세준 씨는 고조부까지는 벌초를 이어가되, 그 윗대의 묘소는 벌초하지 않고 자연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묘제를 묘소에서 지내야 할지, 묘소를 남겨야 한다면 어디까지 관리해야 할지, 그 실마리는 퇴계의 기록과 안동 지역 종가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올해 추석에는 조상의 묘소를 찾아 성묘하는 것과 함께, 남아 있는 묘소를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도 가족과 함께 생각해볼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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