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과 이육사, 93년 만에 후손이 만났다… 중국서 '거장들의 대화'

- •5월 14~15일 중국 사오싱과 항저우에서 '거장들의 대화–루쉰과 이육사'를 주제로 한 문화행사가 열렸다.
- •사오싱대학과 저장대학, 루쉰기념관 등이 매년 외국 저명 작가를 선정해 온 교류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이육사가 선정됐다.
- •루쉰의 장손자 저우링페이 루쉰기금회 회장이 이육사의 딸 이옥비 여사를 초청해 선대의 만남을 93년 만에 이었다.
1933년 상하이에서 한 번 만났던 두 문인의 인연이 93년 만에 후손들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5월 14일과 15일 중국 사오싱(紹興)과 항저우(杭州)에서 '거장들의 대화–루쉰과 이육사(大師對話–魯迅與李陸史)'를 주제로 한 문화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중국의 세계적인 작가 루쉰을 기념하기 위해 사오싱대학, 저장(浙江)대학, 루쉰기념관 등이 매년 외국의 저명 작가를 선정해 루쉰과의 사상적 관계를 조명해 온 교류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빅토르 위고, 톨스토이, 타고르, 나쓰메 소세키, 단테 등이 다뤄졌고, 올해는 한국의 저항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가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중국 신화통신도 전국 뉴스로 보도했다.
행사에는 루쉰 연구의 권위자인 가오얀바오(郜元宝) 푸단(復旦)대학 교수를 비롯한 중국 측 학자들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고점복 고려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손병희 이육사문학관 관장, 김종훈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손병희 관장은 이육사 문학의 지향과 세계사적 의의를, 김종훈 교수는 이육사 문학에서 루쉰의 소환이 지니는 의미를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후손들의 만남이었다. 루쉰의 장손자이자 루쉰기금회 회장인 저우링페이(周令飛) 씨가 이육사의 따님인 이옥비 여사를 초청했다.
저우링페이 회장은 "루쉰과 이육사는 서로 다른 나라에 있었지만, 산과 바다를 넘어 정신적 울림을 공유한 인물들"이라고 말했고, 이옥비 여사는 "두 문인이 나눈 우의와 공감의 정신이 앞으로도 더욱 깊어지고 계승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루쉰과 이육사는 1933년 6월 상하이 만국빈의관(萬國殯儀館)에서 열린 양싱포(楊杏佛)의 장례식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났다. 이후 1936년 루쉰이 세상을 떠나자 이육사는 「루쉰추도문」을 『조선일보』에 연재하고 루쉰의 소설 「고향」을 한국어로 처음 번역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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